SHANGHAI GP3 100/400 Film Shor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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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의 나라 중국. 중국에서 필름도 만든다…!?

중국에서 온 필름이 국내 시중에서 유통된 건 언제였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중국 필름을 처음 본 건 꽤 오래전 일인 것 같다. 2000년에서 2010년으로 넘어갈 무렵 우리나라 인터넷 필름 매장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드물게 중국산 필름을 볼 수 있었다. 판매되었던 중국산 필름은 크게 Lucky 필름과 SHANGHAI GP3 필름 그리고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 공위안(公元100 혹은 ERA100)필름까지 총 3가지였다. 럭키는 컬러 필름과 흑백 필름이 유통되었었고, SHANGHAI GP3와 공위안 필름은 흑백필름만 볼 수 있었다.

각 필름별 특징들을 기억나는대로 정리해 보면 럭키 필름은 필름 베이스가 매우 얇은편이어서 현상 후 건조하면 필름 말림현상이 매우 심했다고 전해들었다. 필름의 컨트라스트는 보통이었는데, 할레이션에 대한 대비가 좀 부족해 사진의 퀄리티가 좀 특이하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이 일반적. 두번째로는 공위안 필름으로 직접 사용해 본 것은 감도 100짜리 필름이었는데, 당시에는 흑백필름을 쓰는 일이 가물에 콩나듯 한두롤 써 보는게 전부였는데, 그렇게 사용한 필름들 중 한롤이 이 필름이었다. 충무로 모처에서 현상을 받아봤는데 컨트라스트가 너무 강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자주 볼 수 없는 필름이다 보니 데이터가 맞지 않았던 것일까. 강한 컨트라스트에 놀라 이후로는 더이상 사용하지는 않았던 필름. 마지막으로 사용해 본 것은 SHANGHAI GP3 필름이다. 이 SHANGHAI GP3 필름은 중형 필름을 주로 사용해 보았는데, 10여롤이 넘게 사용했으니 꽤 많이 써 본(!) 셈이다. 당시 지인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며 사진찍는 사람들에게 줄 선물로 종종 SHANGHAI GP3 필름을 구해다 주었는데, 그 덕분에 꽤 여러롤을 사용해 볼 수 있었다. 충무로 현상소에서 몇 번 현상을 받아봤는데 꽤 괜찮은 결과물을 보여주어 종종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다만 필름 포장재질이 은박이 씌워진 종이포장 이어서 장기간 보관에는 유리하지 못했고, 습기가 배어들거나 해 장기간 보관했던 필름들에서는 유제부분에 곰팡이가 피어 결과물을 망쳐놓곤 했던 기억이 난다. 이거야 뭐 오래 냉장고에 보관해둔 Fomapan 필름에서도 자주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이니 GP3만의 문제라 보기는 어려운 이야기 이고.

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해묵은 추억들을 다시 떠올리고 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좋은 기회에 @Studiomelonkr 님으로 부터 선물을 받아 SHANGHAI GP3 필름을 다시 써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GP3는 중형필름만 써본 경험이 전부였고 보관도 꽤 긴 시간 되어있었던 것이다 보니 최근에 생산된 필름은 결과가 어떨지 많이 궁금했다. 이번 리뷰를 적기 위해 사용해 본 필름은 135 포멧 100과 400필름 각 1Roll 이었고, 촬영 이후 현상한 필름을 스캔해 적당한 컷들을 보정해 정리했다.

 

 

 

 

천안 종합운동장.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종합운동장.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아산역. 천안. 2020. 9. | SHANGHAI GP3 100

 

 

 

천안아산역. 천안. 2020. 9. | SHANGHAI GP3 400

 

 

 

천안아산역. 천안.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금촌. 파주. 2020. 9. | SHANGHAI GP3 400

 

오랜만에 써본 중국필름의 품질은 괜찮았다. SHANGHAI GP3 중형 필름을 사용하면서 곰팡이에 당했던(?) 기억이 마지막이었던 나에게, 많이 안정적인 135포멧 필름의 결과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특히 135 필름 중 감도 100 필름의 결과물은 입자감이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였고, 컨트라스트가 다소 강하긴 했지만 어느정도의 보정을 가하면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 이었다. 다만 적정에서 두스탑 이상 과한 노출로 촬영하면 필름의 상/하단부가 과현상 되는 현상이 보였다. 물론 오버로 촬영하는 내 촬영습관의 문제가 첫번째 이지만, 다른 필름들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현상이어서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단, 감도 400의 135필름의 경우는 현상 후 확인 했을때 입자감이 많이 도드라 졌으며 컨트라스트 역시 감도 100필름에 비해 더 강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느낌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거친 표현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만족하며 사용할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필름 패키징 관련해 궁금한 부분이 있어 필름을 제공해 주신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었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SHANGHAI GP3 필름의 경우 생산 공정이 자동화 되어있지 못해 필름을 파트로네에 말아넣는 과정은 수작업을 통해 진행 할 수밖에 없고, 이 때 사용하는 파트로네는 후지나 코닥 등의 재활용품을 사용하는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필름 감도에 맞춰 일일히 파트로네를 골라 포장할 수가 없어 실제 필름 감도와 파트로네의 DX코드가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수동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자동카메라를 사용 하는 사람들이 이 필름을 쓴다면 DX코드를 잘못 인식해 제대로 된 감도로 촬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혹시라도 이 필름을 사용할 계획이 있는분이라면 파트로네에 있는 DX코드와 카메라의 감도 설정이 일치하는지를 촬영 전 꼭 체크해 볼 것.

다만 한가지 짚어두고 싶은 이야기는, 충분한 양을 현상해 보고 적당한 현상법으로 현상한 필름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물은 당연히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차후 이 필름을 적당한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면, 내게 적합한 Recipe를 찾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

짧지만 중국발 필름 SHANGHAI GP3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와 결과물을 보며 느낀 특징들을 정리해 보았다. 앞으로 SHANGHAI GP3 필름을 사용하려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사용기를 마무리 한다.

 

 

Equipment : Nikon S3 / Nikkor-S 1:1.4 f=50mm (Olympic Set)

Developer : Rodinal (R09)

Support : Instagram @Studiomel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