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kkaido. Japan. 201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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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뻔질나게(?) 출장을 나가던 해에 다녀온, 2017년의 3박 4일 가족여행.

아버지 환갑을 핑계로 온천 여행을 겸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필름 카메라를 부지런히 쓰기 시작할 때였지만, 부모님과의 여행에 사진을 놓칠까 걱정이 되어 디지탈 풀프레임 바디를 믿고 디지탈 한대만 들고 여행을 다녀왔다. 사진을 꽤 많이 찍긴 했지만 가족여행이다 보니 식구들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부모님이 나왔던 사진들은 얼른 정리해 보내 드렸지만, 나머지 사진들은 천천히 들여다 보며 정리할 시간도 없었다. 여행 뒤 급하게 출장 준비를 해 6월로 달이 바뀌고, 나도 다시 베트남으로 출장을 나가게 되었던 해였으니 제대로 기억의 정리를 하지 못했을 수 밖에.

여행의 첫날은 노보리베츠에서의 1박 이었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해 부모님과 내 몫의 Rail Pass를 사고 바로 열차를 예약해 노보리베츠로 가 1박을 했다. 홋카이도는 나도 처음이라 많이 긴장은 했지만 기차 타고 버스 갈아타서 호텔까지 무사히 도착. 처음 맡아보는 유황온천 냄새가 신기해 코를 벌름 거리며 숙소까지 걸어갔고 무사히 체크인까지 마쳤다. 저녁 식사 전 온천욕을 했고 온천 후에는 호텔에서 내주는 저녁밥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저녁밥을 먹고는 호텔 근처에 있는 땅에서 연기가 폴폴 나는 산책로도 걸어가 잠시 보고, 부모님과 방까지 배달되는 생맥주 한잔으로 호사를 누려보기도 했다.

둘째날에는 노보리베츠 산책을 잠깐 하고 하코다테로 이동을 시작했다. 노보리베츠에서 만만치 않은 거리를 자랑하는 하코다테까지 특급열차로 이동을 했다. 태평양이 내다 보이는 차창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와 시원한 맥주도 한캔. 그렇게 하코다테에 도착해 일단 짐을 역 코인라커에 맡기고 시내구경을 했다. 다리 수술을 하고 완전하게 회복되셨을꺼라 생각했던 아버지의 다리는 생각보다는 회복되기 전이었고, 부슬비가 내리는 흐린날이어서 다니기도 쉽지 않았던 터라 지쳐가는 두분을 보고 낮 일정은 빨리 마무리 지었다. 하코다테 노면전차로 시내에서 유노카와까지 이동해 다른 온천 호텔에서 1박을 했다. 전날 보다는 신식의 호텔이었지만 잘 관리된 호텔 시설이었고 저녁밥도 나름의 코스로 잘 차려져 나왔다. 노보리베츠와는 또 다른 물로 온천욕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

셋째날은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 오타루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아침밥을 먹고 여유롭게 기차로 다시 삿포로까지 이동한 뒤 짐을 맡기고, 일반열차로 오타루까지 이동했다. 기차로 이동하던 중 창밖으로 보이는 산 꼭대기에 5월이었지만 눈이 쌓여있는 걸 보며 홋카이도는 홋카이도구나 싶었다. 여행 내내 맑은하늘 보기가 힘들었는데, 오타루에서는 날이 개어 앞의 이틀보다는 좀 더 산뜻한 기분으로 다닐 수 있었다. 흐리고 부슬비까지 내리는 날씨에 5월치고는 추운 기온까지 더해져 다니기가 많이 힘들었던 여행 중, 고마운 맑은 날씨였다. 오타루 운하를 중심으로 구경하고 오르골당 구경까지 마친 뒤 삿포로 숙소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날의 저녁은 삿포로 비루엔의 징기스칸. 늦은 시간에 도착한 비루엔이라 공장 견학은 힘들었지만 징기스칸과 생맥주 들은 맛볼 수 있었다. 지쳐있던 몸에 고기가 들어가니 뭔가 보양이 되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든든하게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마지막 밤을 보냈다.

마지막 날의 남은 오전동안은 삿포로 시내 구경겸 아침 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침엔 산책과 덮밥으로 요기를 하고, 커피한잔을 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두분과 함께한 해외 자유여행은 처음이었는데, 새롭다고 즐거워 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좋았다. 반면에 생각보다 무리하게 일정을 짰던 탓에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서 조금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이랑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일정을 어느정도로 짜야할지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도 부모님과 함께하는 자유여행은 이게 처음이니 새로운 기분으로 다닐 수 있어 좋았었다.

벌써 3년이 넘은 여행이지만 사진으로 남겨 둔 덕분에 그때의 기억들이 아직은 생생하게 남아있어 다행이라 생각하며, 기억이 더 흐릿해 지기 전 짤막하나마 글로 남겨둔다.

 

 

 

 

 

 

 

 

 

 

 

 

 

 

 

 

 

 

 

 

 

 

 

 

 

 

 

 

 

 

 

 

 

 

 

 

 

 

 

 

 

 

 

 

 

 

 

 

 

 

 

 

 

 

 

 

 

 

 

 

 

 

 

 

 

 

 

 

 

 

PENTAX K-1 / FA43Ltd
2017. 5.
Hokkaido. Ja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