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6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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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왜 하필이면 셔터가.

– 어느 날 부터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나 큰 소리에 나는 깜짝깜짝 놀라기 시작했고, 그렇게 놀라고 있는 내 모습에 난 사뭇 당황스러웠다.

‘2년 넘게 그러지 않았잖아…’

R3M의 셔터소리가 부담스러워 진건 지난 16년 가을로 넘어갈때 쯤의 일이었다. 평소와 다르지 않게 길에서 편하게 툭툭 스냅을 찍던 나는, 어느 순간, 셔터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사람을 보았고, 그날부터 R3M의 셔터소리는 내게 큰 고민이 되었다.

이렇게 하나가 보이고 나니, 맘에 들지 않는 다른 부분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이것도 병 이리라. 내구성이 약해 보이는(!?) 바디도 맘에 안들었고 생전 써보지도 않은 러시아산 렌즈를 셔터박스의 턱에 닿아 써볼 수 없다는게 싫었다. 겨우 빌려 써본 적 밖에 없는 Leica 50mm F2.8 렌즈가 제대로 수납되지 않는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1. 바디를 정하고, 구하다.

-이런 고민을 같이 사진을 찍는 동생에게 털어놓았고, 내 말에 동생들은 귀가 번쩍 띄였다. 거기에 기왕 구하는거 라이카로 구하자는 이야기를 했으니… 라이카 중에는 M6가 딱일거란 조언을 들었고, 일거리가 생겼다는 생각에 그 동생은 왜인지 생기가 도는 모습었다. 지방에서 일하는터라 직거래가 힘들었던 나에게 이 동생은 고맙게도 매물 물색과 대리거래까지 주선해 카메라를 찾아 나서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직거래 약속과 불발이 두세번이 되고 정말 미안해지려는 찰나에 그 매물이 나타났다.

소장급 상태에 셔터만 손보면 괜찮은 바디. 그렇게 그 카메라는 내게로 올 준비를 마쳤다. 정비가 끝나고 며칠이 지난 저녁, 또 다른 동생의 손을 통해 12월 밤, 용산역 앞의 한 노가리 집에서 LEICA M6와 나는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바디를 잡았을때의 꽉 찬 느낌이나 셔터 와인딩 할때의 느낌, 그리고 셔터를 릴리즈 할때의 그 느낌은 내가 원하던 그것이었다.

‘아, 내가 먼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나보구나. 그래도 더 돌지 않아 다행이야.’

별다른 생각은 더 들지 않았고 저 문장 하나가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카메라를 가져다 주러 나온 동생은 평소 내가 말하던 것을 귀에 딱지가 않게 들었던 터라 마침맞게도 Elmar 1:2.8 / 50 렌즈를 들고 나와 주었다. 마운트를 했고 알맞게 쏘옥 들어가는 렌즈의 모습에 감동했다.

‘아. 제 짝을 만났구나.’

별 사소한 모습에도 기쁜 날이었다.

2. 사용하며

-라이카 바디를 사용할 생각을 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필름을 처음 카메라에 넣는 일이었다. 밑판을 완전히 열고 필름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남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할건 엎겠지. 해봤다.

‘어? 의외로 잘되네?’

조금 번거롭고 속도가 느리긴 했지만 아주 못할일은 아니었다. 필름 끝부분이 좀 낭비가 되는점은 조금 아쉽지만 말이다. 그래도 최근 들인 바르낙과 비교하면… LEICA M6 의 필름넣기는 혁신이다 혁신.

이외의 기능은 간단 명료한 카메라라고 할 수있다. 전기능 메뉴얼 작동에 화살표 두개로 구성된 노출계. 시원한 파인더. 사용자는 파인더만 보고 프레이밍해 셔터만 누르면 된다.

라이카나 메뉴얼 작동하는 RF를 사용하면서 좋은점은, 처음 노출을 재고 위치나 빛에 따라 끊임없이 노출을 생각하면서 다닌다는 점이다. 피사체를 발견하고 노출을 맞춘뒤 촬영을 하려하면 대부분 셔터찬스는 지나가 버리는 일이 많아, 미리미리 노출계를 환경에 맞게 설정해두고 찬스가 오면 셔터를 릴리즈 하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물론 정확하지 못한 뇌출계 덕분에 당황스러운 컷들을 보는 날이 많이 있지만, 그 방법으로 한두장 건지는 날에는 세상을 다 얻은것 같은 기쁨도 맛볼 수 있다. 성공율이 얼마가 되는지 보면서 내 뇌출계를 Self check 도 할 수 있는건 덤이라고 할까?

또한 화각에 맞춰 자연스럽게 바뀌는 파인더는 적절한 프레밍에 도움을 주고, 주로 사용하는 화각이 35~50대 인 내게 M6는 내게 딱 알맞은 바디이다. 40미리 렌즈를 사용할때는 아쉬운감도 없잖아 있지만, 50미리 파인더보다 조금 더 찍힌다고 생각하고 촬영하면 되니 그리 큰 불편함은 아니다.

3. 결과물은?

 : Leica Elmar 1:2.8 / 50 

언제나 제대로 된 침동을 쓰지 못해 아쉬워 했던 렌즈. R3M에서도 몇번 사용했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사용해 보고 싶어 다시 렌즈를 빌렸다. 렌즈를 빌리고 두달, 많은 롤은 아니었지만 꽤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느낌에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이때부터 엘마앓이가 시작되었지만, 결국 이 엘마앓이는 제대로 된 객체를 구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튀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다른 사용기에서.

결과물에서는 부드러운 톤과 자연스러운 배경 흐림을 볼 수 있다. 배경흐림이야 거리스냅을 찍으며 보기 힘들지만, 가끔 조리개를 개방해 촬영 했을때 볼 수 있다. 흑백에서 느껴지는 전체적인 느낌은 따듯한 느낌으로, 최근 나온 렌즈들의 딱 떨어지고 차가운 느낌과는 좀 다른 결과물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Voigtlander ColorSkopar 35mm F2.5

 작고 예쁜 렌즈다. 35mm 화각이 궁금해 구입해 두고 한달정도 사용해 보다 베트남 출장으로 한국에 두고 간 렌즈였다. 베트남 출장은 mRokkor 40mm가 당첨. 구입해 두고 채 몇장 찍지 못하고 베트남을 다녀왔는데, 그동안 손에서 멀어져 그런지 마음에서도 멀어진 렌즈다. 그렇게 내 손을 겉돌다 팔려나간 비운의 렌즈. 몇롤 사용하지 못했지만 결과물은 만족스러웠고, 아껴주지 못한게 못내 미안하다. 검은색의 작은 크기와 황동의 단단한 느낌이 믿음직 스러운 렌즈다.

 

 

 

 

 

 

 : Minolta mRokkor 40mm F2

내 M마운트 렌즈들 중 빠질 수 없는 mRokkor 렌즈. 거리스냅에 편한 화각 40mm와 결과물에서 볼 수 있는 깔끔한 표현이 참 좋다. 흑백이나 컬러에서 둘다 좋은 성능을 내어주니, 바디캡 처럼 거의 매일 카메라에 마운트 되어 있다. 카메라 하나와 M마운트 렌즈 하나만 챙겨야 한다면, 10번중에 9번은 이 렌즈를 챙기지 않을까 싶다. 제일 오래 사용해 온 M마운트 렌즈라 손에 익숙하고 결과물에 신뢰감이 가는 렌즈다.

 

 

 

 

 

 

 

 

 

 

 

 

 : Leica Summaron 1:3.5 / 35

처음엔 좋은 기회로 지인의 렌즈를 빌려 사용해 보았다. 다만 렌즈를 봤을때 렌즈 안이 약간 뿌옇게 보이는 포그가 있어, 내가 비용을 지불하고 클리닝을 해 사용하기로 이야기 했다. 클리닝 후 몇롤을 사용해 봤고 생각보다 엄청 괜찮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외모(!)가 날 사로잡았고, 결국 상태가 좋은것을 얼마전 구했다. 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새 렌즈의 결과물은 없으나 이전에 사용했던 렌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을까? 여기 포스팅 하는 렌즈는 대여/클리닝 해서 사용한 렌즈란 걸 밝혀둔다.

 

 

 

 

 

 

 

 

 

 

 

 

 

 

 

 

 

 

 

 

4. My birthday year body.

-혹시나 싶은 마음에 카메라 시리얼을 찾고, 카메라가 생산된 시기를 찾아봤다. 내 카메라는 1986년 8월에 만들어졌다. 신기하게도 태어난 달까지 같은 카메라가 내 손으로 들어온거다. 날짜까지도 알았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래도 태어난 해의 태어난 달까지 맞는 카메라라고 하니 꽤 유별난 인연이 아닐지. 카메라에 더욱 각별한 정이 느껴진다.

작년 연말 구입 후 서울에서, 천안에서, 파주에서, 그리고 베트님에서까지 약 6개월을 같이 한 LEICA M6. 지금까지 보여준 결과물들에 감사한 마음이 들고, 앞으로 어떤 컷들을 보여줄지에 기대가 크다.

앞으로 좋은 사진들을 안겨줄 것 같은 내 친구 LEICA M6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