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그곳에 가다 – 둘째날. 나고야 시내 투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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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그곳에 가다 – 첫날. 숙소까지.

나고야. 그곳에 가다 – 둘째날. 나고야 시내 투어 1

나고야. 그곳에 가다 – 세째날. 리니어 철도관

나고야. 그곳에 가다 – 세째날. 나고야 시내 투어 2

나고야. 그곳에 가다 – 네째날. 나고야를 떠나 시즈오카를 향해

나고야. 그곳에 가다 – 네째날. 두번째. 가케가와를 지나 키쿠가와에.

나고야. 그곳에 가다 – 번외편. 오오이가와 철도.

나고야. 그곳에 가다 – 마지막. 나고야로, 그리고 한국으로.

 

 

나고야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낡은 느낌의 아파트. 일본에서 만난 주변 환경들은 낡긴 했어도 지저분하단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었는데, 이 숙소 건물은 그런 나의 편견을 깨주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숙소 내부가 정갈했던것 빼고는 주변 가구들 중 몇곳은 깜짝 놀랄수준. 특히 엘리베이터 앞의 한 가구는 뒷베란다에 가득 쌓여있는 재활용품이, 한국에서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오는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편 정도 하나는 무난히 찍을 수 있을듯한 분위기였다.

 

 

그래도 출발.

 

 

첫 목적지는 나고야성이었다. 숙소에서 걸어서 가까운 거리라 가방을 들도 슬슬 산책 시작. 가는길에 요미우리 신문 본사도 보이고 중간중간 좋은 호텔들도 보인다. 숙소를 저런데로 잡을걸 이라는 생각을 잠시 하고 계속 걷다보니 나고야성 주차장이 보인다. 거의 다 온 느낌.

 

 

정신도 차릴겸 자판기에서 블랙커피 하나를 뽑아서 마셨다. 일본은 어딜가나 아무것도 안들어간 블랙커피를 종류별로 판다. 맛도 괜찮고. 메이커 별로 맛보는것도 꽤 괜찮은 재미. 거의 다 맛이 괜찮아 상향평준화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요즘 캔 블랙커피는 많이 맛있어져서 부러움이 조금 덜함.

 

 

그렇게 맛을 음미하며 나고야 성 입구에 도착했는데 이게 웬걸. 영업(?)은 시 이후에 시작한다고 한다. 일반적인 사찰같은곳을 생각하고 일찍온 내가 잘못이었다. 도착시간이 7시 30분정도 였던가 그러니 열지 않을만도 하지. 순간 닥쳐온 멘붕을 천천히 추스르며 다시 주차장으로 나왔다. 일정따위(?)는 없는 여행이라 괜찮다고 생각은 하지만 첫 목적지가 이렇게 되어버리면 어떡하나 싶은 생각이. 급 허기가 몰려와 잠시 앉아서 생각도 하고 배를 채울곳도 필요해 열려있는 카페를 찾으러 다시 길을 나선다.

 

 

실은 나고야의 먹을거리중 유명한것 중에 ‘모닝구’라는게 있다. 별 대단한건 아니고 도톰한 토스트에 팥앙금과 드립커피 한잔이 나오는 세트이다. 고메다 커피를 위시해 많은 작은 카페들도 영업을 하는데, 나고야 성이나 주변 지역은 사람이 많이 없는지 ‘모닝구’를 먹을 수 있는 문을 연 카페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카페를 찾다 찾다 결국은 24시간 영업하는 맥도날드를 찾아 들어갔다. 뭐 이름은 좀 다르지만 맥모닝도 모닝구는 모닝구니까…(;)

 

뭘 할까 고민을 하다 그나마 걸어서 갈 수 있어 보이는 토요타산업기술기념관을 첫번째 목적지로 삼았다. 가는 중간중간 골목길도 있어 왠지 괜찮은 장면도 보일것 같으니 사진을 찍으면서 가기로. 맥모닝 덕분에 배도 꽤 든든해 졌다. 골목골목 가는중 옛날 집들도 많이 보이고 하나, 그렇게 괜찮은 분위기도 없고, 지나다니는 행인도 별로 없어 밋밋한 풍경에 카메라는 개점 휴업.

 

 

 

꽤 먼 거리를 걸어 토요타산업기술기념관에 도착. 하지만 워낙에 일찍 움직인터라 이곳도 문을 열지 않은 상태. 기왕에 온 것 문을 열때까지 약 30분 정도 기다리며, 주출입구 앞을 지나는 많은 열차들을 구경한다. 이곳 주출입구 앞은 도카이도신칸센, 간사이본선, 메이테츠선이 지나가는 곳으로 정말 1분에 1대가 넘는 열차가 계속 지나간다. 정말 자주 지나간다.

 

 

건물에 입장하기 전 간단하게 토요타를 설명하면, 첫 시작은 방직기 회사로, 현재는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한 자동차 업체가 된다. 중간에 비행기용 프로펠러 제작도 했던것 같은데 정확한 내용은 웹에서 찾을 수 없다. 전시품 중에 해당 프로펠러가 있었으니 그런가보다 할 수 밖에.

입장을 받기 시작하고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표를 구입했다. 역시 요즘의 추세와 맞게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이곳에도 북적북적하다. 전시장 메인로비에는 토요타의 시작이었던 방직기계 하나를 오브제화 해 전시해 놓았다. 단체관람객들은 역시 인증샷을 여기서~

 

 

 

시작은 태초에 인류가 있고 옷을지어 입었던 내용부터 각 재료와 옷감들의 매칭, 전통적인 방직방법부터 초현대 방직기까지 순서대로 볼 수있게 전시되어 있었다. 여기 전시된 방직기 들은 실제 작동이 되는것들도 중간중간 있어 그림으로만 설명되어 있는 전시품들이 아니라 움직임을 보면서 그 원리를 이해 할 수 있다. 관람객들의 이해에 도움을 주려 한 부분이 세심한 배려로 다가온다.

 

 

방직기계 전시가 끝나면 자동차관이 시작된다. 초대의 재료 연구시설의 목조건물을 재현해 놓은 곳에서는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고, 초대 자동차를 수작업으로 만들던 제작실을 재현해 놓은곳을 지날 때에는 과거 수작업으로 자동차를 만들때에는 어떤 식으로 차를 제작했을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배려해 놓았다. 그리고 메인 전시장으로 이동해 전시품들을 보다 보면 토요타의 차량제작기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시간순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내용이 끝나면 차량 제조를 하는 실제 자동화 설비들을 가져다 놓고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게 해놓아 자동차를 어떻게 조립하는지 확인해 둘 수 있게 해 두었다. 이또한 허공에서 기계만 휘적거리는것이 아니라 실제 각 Parts를 위치시켜 놓고 그곳의 어느 지점에 어느 동작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념비적인 실차 전시물을 전시장 내에 배치해 두고 설명을 원하는 관람객에게는 자세한 가이드와 자동차에 얽힌 이야기를 상세히 설명해 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실제로 듣는 내내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도요타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자동차들을 가져다 놓아 생활수준, 소비자들의 요구, 출시되는 국가들에서의 고객 니즈에 맞춰 어떻게 자동차가 변해가고 있는지를 설명해 주고, 각 자동차들의 이름이 갖는 의미들을 설명해 준다.

 

 

 

이렇게 예전 토요타라는 회사가 시작한 터전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서의 관람을 마치게 된다. 일본의 전시장에 와서 느끼는 부분들 중 가장 크게 다르다 생각하는 것은 관람하러 오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참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산업제품들은 대부분 움직이거나 작동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상당히 많을것이라 생각하는데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잘 재현해 관람자들이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전시 관람을 마칠 수 있게끔 해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큰 전시장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관리가 엄청나게 잘 되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대형 전시장은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그만큼 관리도 잘 이루어지고 있는것으로 보여 부러운 마음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술 전시장이나 예술관련 전시장은 수준이 많이 높지만 위와같은 산업기술관련 전시장은 관리 상태나 시설등이 많이 낙후되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제조업이 나름 국가 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나라라고 하면 이런 산업기술 관련 전시장의 수준도 좀 높여볼 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토요타산업기술기념관을 나와 천천히 걸어 노리다케노모리 정원을 구경삼아 잠시 지나보았다. 근대에 지어진 건물을 활용해 노리다케도자기를 홍보/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구입하진 않았지만 지나가며 설명만 읽어보기만. 그리고 정원에서는 BMW에서 나와 신차 행사를 하고 있었다. 차에는 별 관심이 없어 패스.

노리다케노모리를 나와 메이에키 주변을 걷는다. 이제 걸어서 이동할만한 지역들은 마무리를 했으니 주말에만 사용 가능한 도니치 에코킷푸를 사기로. 이 티켓 한장이면 나고야 시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시영지하철과 시영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주중에는 지하철 only, 지하철+버스 공통권등에 가격의 차등이 생기지만, 주말에는 600엔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나도 이 티켓을 가메시마 역에서 구입 후 지하철을 이용해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점심시간도 슬슬 다가오고 해서 두번째 나고야 메시로 미소카츠에 도전해보러 나고야의 시가지인 사카에 지역으로 이동. 확실히 메인스트림이라 그런지 인파가 확 늘어나는게 느껴질 정도. 백화점이 즐비하고 각종 매장들이 잘 정돈되어 자리하고 있다. 거리도 깨끗 깔끔.

 

 

나고야에서 처음 먹어본 미소카츠는 우리가 알고있는 돈가스에 된장베이스로 만든 소스를 뿌려 먹는다. 된장도 나고야 특유의 진한 된장을 사용해 만든다고 하는데 진한 맛이 새롭다. 토속적인 맛은 절대 아니고 맛있는 돈까스맛! 돈까스 소스가 좀 적어보이긴 하지만 걱정 없는것이 저 위 주전자에 가득 담겨있는 것이 바로 소스. 충분히 원하는 만큼 촥촥 뿌려서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점심의 시원한 생맥주도 한잔. 캬-

 

 

 

 

배가 부르니 주변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 넓어지는 것 같다. 여유가 생겨서 그런가? 밥먹으러 가며 본 스벅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어디를 가볼까 둘러보다가 걸어서 갈만한 곳에 시립미술관이 있다고 해 그곳으로 이동하기로 혼자 결정.

 

 

미술관으로 이동하는 뒤쪽길(?)에는 각종 체인점들과 새로 단장해 오픈한 가게같은 곳들이 많이 눈에 띤다. 그중 깔끔해 보이는 카페겸 옷 매장에 들어가 에스프레소 한잔 더. 커피는 산미를 강조했던 블렌딩 원두를 사용한 것 같은데 데미타세에 안주고 종이컵에 준게 아쉽다. 그래도 맛은 내 입에 맞는편. 매장을 잠시 둘러보니 파타고니아 서퍼용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데, 바닷가가 가까워서 이런거도 팔리나보다. 오호… 잘생긴 카페 남자주인분께 허락 받고 매장 사진도 몇장 찍었다.

 

 

 

 

전시장에는 현대미술 행사를 하는지 회화/사진/설치등 전시가 열려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하지는 못하고 둘러만 본 채 왔다.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도 좀 있었다. 내가 공감을 잘 못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미술관을 둘러보고 주변 과학관 앞마당까지만 구경하고 다시 이동시작. 일본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신궁 중에 한곳인 아쓰타 신궁이 있어 그곳으로 이동했다.

 

 

참고로 내가 여행한 주말은 8월 마지막주 일요일로, 나고야에서는 도마츠리라는 마츠리가 열리는 날이었다. 도마츠리는 나고야 지역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각 학교나 단체별로 춤을 추는 그룹을 만들어 경연을 벌이는 축제이다. 나고야의 부흥과 번영을 기원하는 축제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날은 축제 덕분에 나고야 시내와 시내 주변의 대부분 지역이 들썩들썩 하는 날이다. 많은 학교나 단체에서 특색있는 옷들을 맞춰 입고 축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다들 한껏 들떠있는 표정과 즐거운 분위기가 지나가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어주기 충분했다.

 

 

이곳 아쓰타 신궁에는 일본 천황의 3종 신기중 하나가 보관되어 유명하다고 한다. 그 이외에 자세한 내용은 나도 잘 모르고, 외국인들 일본인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만 알겠더라. 이날은 부슬비가 추적추적 와서 숲속의 습한 냄새가 진하게 났다. 제법 비가 오기 시작해 이곳에서 우산을 하나 샀는데, 이날 이후로 쓰는일은 없었다고.

참고로 신궁에 참배를 하거나 하는 일은 처음 일본에 가서 몇번 해본 이후로 더이상 하지는 않고 있다. 좀 더 공부해 보고 나중에 판단이 서면 할지말지 다시 생각해 보기로.

 

 

 

 

 

아쓰타신궁까지 모두 보고, 오전에 실패했던 나고야성에 재도전을 하러 이동했다. 이젠 가서 볼 수 있겠지 생각하고 지하철로 이동! 도착해 티켓팅을 하면서 보니 문닫는 시간이 한시간밖에 안남았다고 한다. 하마터면 오후에는 늦어서 못볼 뻔. 도착해 보니 사람이 정말 많다. 폐장시간이 다 되어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려니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들어가 나고야 성 구역안으로 입장 성공. 매표소 안은 그나마 사람들이 빠져나가 한산해 둘러보기는 편했다. 특별할 것 없이 해자-부속건물-천수각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콘크리트 복원 성이다. 이런곳에서 뭘 하겠는가, 결국 천수각은 전망대 역할만 하는셈. 나도 중간 내용들은 슥슥슥 스킵하고 꼭대기의 전망대만 보고 빠르게 하산했다. 이곳 역시 인산인해는 중국 관광객들이 담당.

 

 

 

 

 

 

 

나고야에도 시내구역에 근대건축물이 모여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 구경해보러 이동했다. 그런데 시간이 시간인지라 문을 연 곳은 없고 전부 쉬는날. 그냥 잘 가꿔진 예쁜 동네의 느낌이 나는 곳을 사진 찍으며 한바퀴 도는것으로 만족했다. 안내지에 나온 건물들은 담장 넘어로 잠깐잠깐 보는수 밖에.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버스를 탔다가 잘못탄줄 알고 내려서 한대 보낸건 안자랑. 덕분에 40분을 동네 한바퀴 더 돌면서 기다렸다. 모기들은 미친듯이 달려들어 축제를 벌였다고…

 

 

 

 

 

 

이제는 저녁을 먹을시간. 저녁메뉴는 아고야메시중 또다른 하나인 키시멘이다. 키시멘 맛집이라는 사카에의 한 식당으로 다시 이동. 백화점을 찾고 찾아 돌아돌아 식당에 도착. 백화점 구내에서는 후지필름에서 주최하는 포토컨테스트가 있어 사진도 겸사겸사 보면서 이동했다. 대부분 풍경사진이나 정물사진들로 알록달록 예쁜 사진들이 많다. 하루종일 땀도 많이 흘리고 날도 많이 더워 냉 키시멘을 시켰는데 맛이 니맛도 내맛도 아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냉 키시맨은 잘 안먹는 메뉴라고. 우리나라처럼 시원한 국물이 찰랑거리는것도 아니고 면이 젖을 만큼만 육수가 나온다. 못먹을만한 맛은 아니지만 눈이 번쩍뜨이는 맛있는 음식도 아니었다. 결국 시원한 생맥주 두잔을 마셨단거에 만족.

 

 

 

 

젊은 사람들이 많은 사카에 거리를 산책하며 사람구경도 좀 하고, 아침 일찍부터 나와 돌아다녀 피곤하다 보니 귀가시간은 아무래도 좀 빨라졌다. 숙소에 들어가 샤워하고 시원한 맥주 몇캔 마신 뒤 둘째날 일정을 마무리 했다.

다음날은 도카이 리니어 철도관 구경과 사카에 지역에서 나머지 구경 및 필름이랑 기타 물건 쇼핑하러~!

 

 

PENTAX K-1

FA 43mm F1.9

m28mm F3.5 (일부 도요타산업기술기념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