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9일차 – 6/18~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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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나타내듯(?) 흐린 하늘에 흐릿한 해가 떠오른다. 하아, 아침이구나. 지금 와서 생각이지만, 하룻밤 더 묵을 수 있었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계획된 일정이 틀어진것이 마냥 짜증도 났고 피곤하기도 했었다. 역시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은 많이 희석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듯.

 

 

아침에 잠이 안와 일찍 깬 덕에 열차로만 지나갔던 히네노 역 주변을 찍을 겸, 아침 배를 채울 삼각김밥을 살 겸 숙소를 나왔다. 이 역에서 내려 구경할만한 아무 연고도 없었는데, 이런 기회에 역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구나. 열차가 지나가기 위해 차단기가 내려와 있다.

 

 

마침 이 앞을 지나가는 국철시대 밥통형 열차. 쿠로시오로 사용되는 열차일 법 한데, 회송표지가 붙어있다. 촛점은 어디에…뿌옇다;; 이 열차도 이제 퇴역할 날자가 얼마 안남았겠지? 아니면 지금쯤 벌써 정기 운행이 중단되었을지도.

 

 

히네노 역 올라가는 계단 한장. 시간도 많았는데, 역 안에도 한번 들어가 보고 올걸 하는 생각. 언제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의 아쉬움이 생각난다. 당시엔 미처 몰랐던…

 

 

새로 들어온 열차인데, 계통 생각이 안난다. 옆의 색 띠를 보니 칸쿠(간사이 공항)쾌속이나, 구간 쾌속으로 이용되는 열차인듯 싶다. 번쩍번쩍 새차느낌 제대로.

히네노 역 앞에서의 짧은 열차 사진찍기를 마치고 호텔로 복귀했다. 예정된 시간에 짐을 챙겨 내려오니 공항으로 가기 위한 버스 주변에 사람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고, 버스는 사람들을 싣고 출발했다.

 

 

애초 여덟시 전에 비행기는 하늘 위에 올라가 있어야 했지만, 출국을 위한 수속은 늦어지고 늦어지고 늦어지고 늦어져, 간사이 공항의 변두리까지 나온 뒤, 공항관계자와 되도 않는 일본어로 목소리 높이며 한바탕 한 뒤 탑승이 진행되었다. 신기하게 열받으면 말이 빨라지고 잘 나오는 느낌. ‘ ㅡ’;;;

 

 

하아. 왠지 피난민 느낌…

아마도 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떠오른 것은 정오가 얼마 남지 않았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이스타에어 나쁘다.
 

비행기를 통해 지나오며, 하늘에서 일본 열도의 이곳저곳을 카메라로 담아 봤다. 비행기 창문을 통해 찍는 사진이라 깨끗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볼만한 사진들만 추려 놓으니 이정도…

구글맵과 비행기의 대략적인 항로를 비교하면서 찾아보니 얼추 위치가 찾아진다. 여행 다녀와서는 금방금방 찾아졌는데, 여행을 다녀온지 일년남짓이 지난 지금(2013/6/17)에 찾아보려니 잘 찾아지지도 않고 눈만 아프다. 그냥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자.

아침이라고 나눠준 꼴랑 쵸코빵 하나. 아침에 삼각김밥 안먹었으면…배고파서라도 더 많이 공항에서 화를 냈을것 같다. 빵이 뭐냐 빵이.

비행기 안에서 볼 수 있었던 마지막 일본땅 사진. 대략 톳토리 어디쯤이지 않을까 추정만 하고있는 사진. 모래사장만으로 어디라고 말하긴 힘들다.ㅎㅎ;

쵸코빵 하나와 같이 나온 오렌지 쥬스. 한캔이었던가 두캔 더 마셨었다. 목도 탔었고 괜한 보상심리에…(하하하)

항상 일본 여행을 가면 열차 체험과 관광이 이상한 비율로 어우러진 여행을 다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열차 체험보다는 관광에 비중을 두고 다닌 몇 안되는 일본 여행중 한번이었다. 덕분에 평소보다 많은 여행지 사진도 남길 수 있었고, 좋건나쁘건 추억도 꽤 남게 된 여행이었다. 한가지 아쉬운건 이 여행 이후로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변한 여행 한번 못가본것이다. 여유도 있었는데 귀찮음으로 집을 잘 나서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

취업전 생각 정리도 하고, 바람도 쐴 겸 나갔다 온 일본 여행기는 이렇게 마무리 지을까 한다.

그리고 여행기를 정리하는 이순간도,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