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카메라(TLR)ㅡ牧丹(목단, 모란, 모단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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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과의 첫 만남.

목단을 처음본것은 장날이었다. 장날 골동품 장사 아저씨의 진열대 위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카메라. 그날부터 저 카메라를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다음주에는 카메라가 내 손에 들어와 있었다. 목단과의 인연은 수년여지만, 촬영한 필름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종종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내놓았고, 중형에 대한 갈증을 어느정도 달래준 고마운 카메라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고마운 카메라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기로 결정하고 글을 시작하려 한다.

뷰파인더를 열어놓은 저녀석의 상태는 이렇게 생겼다. 우리가 TLR(Twin Lense Reflex)에서 흔히 볼수 있는 롤라이 플렉스의 모습과 매우 유사한 모습. 롤라의 플렉스 모델을 본따서 만든 것이라고 알고 있으며 이 카메라와 비슷한것이 상하이 카메라에서 생산된 Seagull(시걸, 한문으로는 해구) 4B라는 카메라도 있다. 그외에도 여러 카메라 없체에서 롤라이플렉스와 흡사한 모델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볼 곳이 뷰파인더 부분. 뷰파인더는 중형 포멧답게 아주 넉넉한 사이즈다. 35mm필름의 뷰파인더만 보다가 TLR의 뷰파인더를 보면 체감 크기는 훨신 크게 느껴진다. 스크린은 스플릿 스크린이 아닌 그냥 아무것도 없는 스크린으로 위와 아래에 645포멧의 범위를 나타내는 선만 존재한다.

눈높이의 촬영 위치에서 편리하게끔 고안된 파인더와 일반적인 촬영시의 파인더 모습. 위의 방법으로 사진을 촬영할때는 작은 사각형을 통해 프레이밍을 하고, 아래의 방법으로 사진을 촬영할때는 스크린을 직접 보며 프레이밍을 한다.

이 사진은 확대경을 사용할때의 사진. 촛점을 맞출때 좀더 정확히 맞추기 위해 스크린에 맺히는 상을 더욱 크게 확대하기위해 활용. 그리고 스크린에 맺히는 상에대해서 한가지 덧붙이자면, 좌우가 바뀐 상이 맺힌다는 것이다.

자. 이사진은 뷰잉렌즈와 테이킹 렌즈를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촬영한 모습.

말 그대로 뷰잉렌즈는 상이 맺히는것을 확인하는 것이며, 테이킹 렌즈는 필름에 상을 맺게 해주는 렌즈다. 즉, 촬영용 렌즈라는 뜻. 렌즈 둘레에 써져있는 렌즈의 사양을 보자면 두 렌즈가 같은 렌즈라는것을 알 수 있다. 렌즈의 코팅색은 전반적으로 푸른색을 띄고 있으며 화각은 75mm이고 렌즈 밝기는 3.5다.

이제 아래쪽 테이킹 렌즈의 주변부를 좀 자세히 들여다 보자. 왼쪽의 300~B는 셔터 스피드를 나타내며 오른쪽의 3.5~22는 렌즈의 F값, 즉 렌즈 밝기를 나타낸다. 목단이는 셔터스피드를 조절할때 태엽을 사용하는것 같다. 뜯어보지 않아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셔터속도를 조절할때마다 약간씩 지ㅡ익 지ㅡ익 하는 소리가 들리니 태엽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TLR종류는 셔터속도가 정확하지 않은 바디가 종종 나온다고 하는데, 이 카메라는 그래도 꽤 정확한 셔터속도인 듯. 슬라이드 필름 활용에 별 문제가 없다. 다음으로 조리개 조절부분은 어디서 부딪혔는지 약간 뒤로 휘어져 있지만 작동은 정확히 한다. 그리고 조리개는 특정 밝기에서 걸리는 방식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방식. 조리개도 3.5~22구간 에서 원하는 값으로 사용 가능하며 조리개날은 5장 이다. 그리고 왼쪽의 막대모양 철조각이 셔터 장전 레버다. 셔터 장전의 기능만 있는것이지 필름이송의 역할은 없으므로 필름 리와인딩은 별도의 작업이 필요. 그리고 왼쪽 아래에 있는 작은 동그라미가 셔터이고, 셔터 릴리즈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오른쪽 아래부분의 구멍은 플래시 동조 단자라고 생각하는데, 사용 경험이 없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자 이제는 카메라의 왼쪽(촬영할때 기준) 부분. 실제로 사용하는 부분은 제일 큰 다이얼 하나이다. 촛점링의 기능을 하며, 다이얼의 회전과 동시에 앞판이 앞뒤로 이동하며 촛점을 맞춘다. 최소 촛점거리는 1m이며 촛점거리에 대한 피사계 심도가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윗쪽에 보이는 무엇을 끼울 수 있게 되어 있는 부분은 스트로보를 끼워 고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카메라의 오른쪽(역시 촬영할때 기준)을 보면 다이얼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필름 리와인딩 다이얼이다. 사진을 한컷 찍고, 이 다이얼을 돌려 필름을 감는다. 다중노출 방지장치는 존재하지 않아 촬영 후 필름을 감아주지 않으면, 바로 다중노출 촬영이 되버린다. 제대로 정신차리고 촬영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다중노출로 사진을 망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손쉽게 다중노출 촬영이 가능하므로 사용자가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

카메라의 뒷판을 보면 12와 16 이라는 숫자를 볼 수 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작은 금속 레버를 밀어 올리면 안쪽의 필름 속지를 볼 수 있고, 이것을 보며 필름의 컷수를 확인할 수 있다. 첫 컷일때 1로 시작하며, 위에서 설명한 필름 와인딩 다이얼을 돌리면, 숫자가 하나씩 올라가며 다음 컷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 촬영 컷수를 잘 생각하면서 찍지 않으면, 원치않는 다중노출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

카메라의 밑판을 보면 뒷덮개와 카메라 본체를 고정해 주는 다이얼이 있다. 영문 표기를 따라 O 방향으로 돌리면 열리고(open), C방향으로 돌리면 닫힌다(Close). 다이얼의 재질이 금속이 아니라 힘주어 돌리면 망가질 것 같으므로 적당한 힘조절이 중요할 둣.

다이얼을 돌려 카메라의 뒷판을 열면 위와 같은 내부구조를 볼 수 있다. 왼쪽 부분에 필름을 걸고 오른쪽에 필름을 끼워 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가운데 부분이 프레임으로, 지금 상태는 66판형으로 촬영하는 상태이며, 645판형으로 촬영하기 위해선 아주 간단한 어댑터 하나를 사용하면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TLR의 경우 정방형 프레임이 매력이라 645판형은 잘 사용하지 않게 되므로, 645용 보조 프레임은 사용한 경우가 한번밖에 없다.

좀 더 가까운 위치에서 촬영해 본 필름실 내부와 내부 렌즈 부분. 구입 초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은 탓에 사진속에 보이는 먼지가 참 많다. 촬영되는 결과물에 비해 조악한 카메라 내부 상태에 놀라움과 아쉬움이.

여기까지, 중국산 TLR, 목단에 대한 소개글을 마치기로 한다. 약 6년정도 사용해 본 카메라인 목단은, 생각보다 괜찮은 결과물로 놀라움을 선사해주긴 했지만, 다중노출이 너무 쉽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쉽게 날려버린 컷이 많이 생긴 카메라 이기도 하다. 하지만 10만원이 되지 않는 싼 값에 마음껏 중형 필름을 촬영해 볼 수 있었던 탓에 불만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Rolleiflex를 대여해 두달정도 사용해 보고, 이 카메라는 잘 만지지 않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돌아오는 봄을 맞이해 청소 한번 해주고, 이 카메라를 들러메고 떠나는 여행을 생각해 본다.

여기서 부터는 목단으로 촬영했던 사진들

2006년 소공동

2006년 명동

2006년 종로

2006년 동국대

장소, 시기 미상

광화문 네거리

2007년 평화누리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