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여행 – 안동까지 가는 길 – 2011.12.28.

posted in: 여행 | 0

언제부터인가 안동에 가고 싶었다. 뜬금없이 떠올랐던 안동 여행의 꿈은 계속 내 안에서 맴돌고 있었다. 겨울방학을 하고 한 해의 마지막이 가까워 지는 12월 27일에 안동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숙소를 잡고 차표를 예매했다. 운 좋게도 고택에서 이틀밤을 잘 수 있었고 열차 비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오랜만의 여행 덕에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챙겼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열차를 타러 청량리로 향했다. 오랜만의 여행이라 마음은 들떠 있었고 셔터를 누르는 손길도 가벼웠다.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청량리 역에서 주변을 돌아보며 사진을 몇장 찍었고, 열차에서 마실 맥주 한캔과 과자를 들고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승강장에 내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가 플랫폼에 섰고, 내 자리를 찾아가 자리에 앉았다. 직선화 공사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는 청량리~원주간 중앙선 철도 덕분에 열차는 청량리를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원시원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열차는 달리고 달려서 원주에 도착했고 사람들은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열시 반부터 두시까지 안동으로 가는 열차 시간대 덕분인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었기에 나는 창가쪽 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전철화가 되어있는 영주까지는 전기 기관차가 열차를 끌고 갔지만 영주 이남의 영주~안동 구간은 전철화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영주에서 디젤기관차로 기관차를 바꿔 안동까지 내려갔다.

안동이다. 언제나 한번 여행으로 안동을 와볼까 하고 생각했던 안동. 열차에서 내려 바라본 안동은 처음 와본 여행지의 낮설음이 있었고 그 덕에 기분좋은 긴장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안동 역 구내를 잠시 구경 한 뒤 천천히 역 바깥으로 나왔고 관광 안내소를 찾아보았다. 역 광장 한켠에 위치한 관광 안내소에는 경북 지방 곳곳의 여행 정보 책자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안동을 처음 찾은 관광객이 꽤 많았는지 그곳에도 여행정보를 얻기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 틈에서 안동 시내버스 시간표와 안동 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중략)…그래서 봉정사는 평일 오후에 갈 일이다. 평일 오후에 사람 발자국이 뜸한 해거름에 봉정사 돌계단에 앉아 있으면 십자가를 가슴에 품은 나그네도 어느덧 불심에 스며든다. 하지만 어느새 요란한 절집으로 변해가는 봉정사를 바라보면 더 늦기 전에 눈에 새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이 허전한 가슴을 파고든다.” – (나의 도시 당신의 풍경 中 박경철 원장의 글 : P.196)

 

여행 준비를 위해 집에 있는 책을 뒤적뒤적 하다 나온글. 이 글을 보고 첫날 가야 할곳을 정해버렸다.

그곳은 바로 봉정사.